영화 리뷰_'Love Letter' 30주년 기념

영화 Love Letter 1995

주연배우였던 나카야마 미호가 24년 12월 6일 세상을 떠났다. 
30주년 기념 재개봉을 앞두고 그녀가 떠나서 더욱 큰 아쉬움과
작품에 대한 애틋한 그리움이 커지는 기분이다.

눈 덮인 산을 향해 세상을 떠난 연인에게 애타게 외치던
'오겡끼 데스까? 
그녀의 표정과 목소리가 여전히 기억 한켠에 가슴 아프게 남았는데....

히로코는 연인 후지이 이츠키의 추도식 후 우연히 졸업 앨범 속 그의 주소를 발견하고 그 곳으로 편지를 보낸다. 그런데 이미 세상을 떠난 줄 알았던 이츠키로부터 답장이 도착하자, 히로코는 편지 속 진실을 찾아 나서는데.... 알고 보니 답장을 보낸 사람은 동일한 이름을 가진 그의 동창 여학생 후지이 이츠키로, 기억을 통해 과거를 떠올려 이츠키의 연인에게 답장을 한다. 외모가 몹시 닮은 히로코와 이츠키는 편지를 주고받으며 학창 시절 이츠키의 숨겨진 첫사랑의 감정을 발견하고.... 히로코는 처음에는 닮은 모습 때문에 자신을 선택했다는 사실에 놀라지만 어린 시절 연인의 추억을 되돌려 받음으로써 상실의 아픔을 점차 치유해 가고, 이츠키의 마음을 몰랐던 여학생 후지이 이츠키는 남학생의 진심을 돌아보게 된다. 

영화는 첫 사랑을 소재로 하여 사실상 사랑하는 이를 잃은 상실의 아픔이 치유되는 것은 그 사랑이 남긴 아름다운 추억과 기억이라는 것을 보여준다. 연인이든 가족이든 언제든 죽음은 이들을 데려가지만 남아있는 이들의 마음속에 추억과 기억으로 영원히 그 사랑은 간직된다는 것이다.  

Love Letter (1995) ⭐ 7.9 | Drama, Romance

장르 : 드라마, 멜로/로맨스 
러닝타임 : 117분
관람가: 전체관람가 
개봉 : 1995년 11월 

산에서 실족한 후지이 이츠키의 추도식, 그의 연인이었던 히로코는 집안에서 우연히 그의 학창 시절 졸업 앨범을 발견하고 
앨범 뒤 '후지이 이츠키'의 주소지로 편지를 보내는데.....

'잘 지내시나요? 저는 잘 지냅니다'라고 쓰인 편지는 또 다른 후지이 이츠키에게 도착했다. 

단지 그리움에 보낸 편지였지만 죽은 그녀의 연인에게서 답장이 돌아왔고, 도대체 누가 이런 장난을 치는 걸까?라고 생각하며 편지를 주고받게 되었지만 사실 그 편지는 연인과 이름이 같은 여학생 후지이 이츠키의 답장이었던 것. 그녀는 자신은 만난 적 없는 연인의 학창 시절 이야기를 (당신의 추억을 나눠주세요라는) 들려달라는 요청을 했고, 여학생 이츠키는 아스라이 멀어졌던 학창 시절 속 기억을 끄집어내기 시작했다. 

영화 love letter, 졸업앨범과 추억

이츠키 두 사람은 성별이 다른 동명이인으로 학창 시절 놀림의 대상이 되었기에, 상당부분 이름과 얽힌 기억들을 편지에 옮기게 되었다. 학급에서 두 사람 이름에 하트를 그려 넣자 여학생 이츠키가 속상해하고 이에 분개한 남학생 이츠키는 교실에서 몸싸움을 벌였다. 

어느 날은 영어 시험 채점지가 바뀌어서 서로에게 전달되어 다시 그것을 교환하여야 했는데, 여학생 이츠키는 남학생 이츠키에게 그 말을 건네기가 어려워 한참을 서성이며 (체조하며)기다리고.... 두 사람은 깜깜한 밤이 되어서야 자전거 불빛 아래에서 서로의 시험지를 확인하고 각자의 것으로 되돌려 받는다. 

사서로 일하는 여학생 이츠키가 있는 도서관에 남학생 이츠키가 항상 도서를 빌리러 오는데 도서 카드에 자신의 이름을 쓰는 놀이를 하고 있었던 것. 그의 장난으로 '후지이 이츠키'라는 이름은 학교 도서관 책들 곳곳에 남게 되는데...과연 그 이름은 정말 자신의 이름이었을까? (영화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남겨둡니다)

영화 love letter 도서관에서

여러 사건들 가운데... 여학생 이츠키는 겨울밤 아버지를 잃는 사건을 겪게 되고 
상중으로 학교에 결석하는데 남학생 후지이 이츠키가 자신을 찾아왔다. 

도서관에서 빌린 책을 대신 반납해 달라고 온 것이었는데 
'잃어버린 시간을 찾아서' 책을 맡긴 채 떠났다. 

사실 이츠키는 전학을 가게 되었던 것이었고 이로써 두 사람은 헤어졌다. 

영화의 이야기는 과거의 회상과 성인 이츠키의 연인인 히로코의 사연으로 교차된다. 
히로코는 이츠키가 죽은 뒤 새로운 연인을 만났지만 (하필 이츠키의 친구임) 마음 한 구석에는 늘 이츠키를 그리워하는 마음이 있었고, 두 사람은 그런 가운데 어린 시절 이츠키의 첫사랑을 발견하면서 점차 
새로운 관계의 국면을 맞게 되는데..... 

눈 덮인 산을 향해 죽은 연인의 안부를 묻는 장면은 잊히지 않는 한 장면이다. 
그녀는 설원에서 더 이상 볼 수 없는 연인을 향해 

잘 지내시나요...라고 묻는다.

영화 love letter 한 장면

교차되는 여학생 이츠키는 잘 지낸다는 답을 건네고.......
이제 더 이상 이츠키는 존재하지 않지만 존재하기도 하는 
어쩌면 우리가 사랑하는 사람을 잃은 상실감으로 헤매다 그와의 추억은 영원히 남아 존재한다는 것을
확인하기라도 하듯 영화는 실제 여학생 이츠키의 존재로 죽음으로 끝나지 않는
사랑의 추억과 기억의 실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죽음과 사랑... 추억과 기억 
이 모든 것들이 삶의 총체적인 한 부분을 이루고 있다는 것을 
나는 이 영화가 참 잘 표현했다는 생각이 든다. 사랑하는 이를 떠나보내면 더욱 잘 알게 되는 마음이다. 

영화 러브레터 설경

아름다운 일본의 겨울 풍경도... 그리고 이제는 고인이 된 나카야마 미호의 
아름다운 표정도 

모든 것이 좋았던 첫사랑 영화이다.  
이제는 첫사랑을 넘어 모든 인생의 사랑과 추억을 담은 영화라는 생각이 든다.